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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지도의 등고선은 손맛?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지도와 관련된 다양한 지리정보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이용되는 모든 지리정보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하는 국가기본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국가기본도는 공통된 약속으로 지형과 지물을 일정한 축척과 정확도로 균일하게 제작하여 종이나 컴퓨터에 옮겨 놓은 지도로 차량용 네비게이션, 인터넷 포털의 전자지도, 관광안내지도 등 생활지리정보의 개념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국토개발을 위한 정책 판단의 근거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기본도에서 지형의 높낮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등고선이다. 등고선이란 같은 높이를 연결한 선으로, “같은 선상의 높이는 모두 같다든지, 등고선은 폐합되어야 한다든지, 등고선은 겹칠 수 없다.” 등 등고선의 기본적인 성질은 학교 다닐 때 한번씩은 들어 봄직 하다. 그런데, 이러한 등고선이 사람 손에 의해 일일이 그려지고 있었다고 하니 지도제작 자동화, 소요경비, 작업기간, 자료의 객관화 측면에서 여간 불합리한 구조가 아닐 수 없었다.


  기존의 등고선 제작 방법은 등고선을 제작하는 기술자가 2장의 중첩된 항공사진을 육안으로 판독하여 등고선을 그리는 아날로그 방법으로 기술자의 숙련도, 산악지 수목의 우거진 상태, 사용하는 장비에 따라 높이값에 대한 오차범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로 인해 도로, 철도, 신도시 등의 SOC 계획. 설계. 시공 단계의 토공량 산출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은 국토의 70%가 산지이다. 바꾸어 말하면 전국의 70%는 등고선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지도를 제작하는 전체 비용의 약 45%가 이러한 등고선을 만드는데 소요된다고 하니, 지금처럼 등고선을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드는 방법은 디지털 전자국토를 지향하는 현재의 공간정보 산업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분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등고선 제작은 예산과 공기를 결정하는 주요인으로서 정확도 향상과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등고선의 자동제작이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Ⅱ. 50년 관행, 돌파구를 찾다... 등고선을 자동으로 그려라.

  우리나라는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토개발계획 수립과 함께 전 국토에 대한 국가기본도 제작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네덜란드와 공동사업으로 국가기본도를 연차적으로 수정․제작하였다. 또한 지난 1995년부터는 디지털화된 전자지도를 공공 및 민간 사용자들에게 보급하고 있는데,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전국토의 1/3에 해당되는 35%의 국토에 대해서는 등고선이 항공사진에 의해 제작되지 못하고 과거의 지형도를 단순히 수치화 시킨 수준으로 정확도 측면에서 1/5,000 축척의 국가기본도 품질에 크게 밑돌고 있었다. 그나마 제작하고 있는 등고선도 100% 수작업에 의존한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에 등고선제작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졌고, 최첨단 측량․지도제작 기술인 “항공레이저 측량기술에 의한 등고선제작”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조사․연구한 결과, “예산절감과 정확도 향상”에 대한 확신을 갖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항공레이저 측량은 항공기에 레이저를 장착하여 레이저를 지표면에 발사하고 그 반사파의 도달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여 지표면의 3차원 위치를 획득하는 측량기법으로 이렇게 취득한 3차원 위치(X, Y, H)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수치표고자료(DEM)와 등고선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레이저는 강한 빛의 직진성으로 우거진 수목 사이를 파고들어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힘든 산지에서도 정량적인 자료취득이 가능하여 정확한 등고선 제작이 가능하다. 본래 항공레이저 측량은 도심지의 3차원 위치좌표 취득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우리나라가 이 기술을 등고선 제작에 응용한 것으로 이러한 기술을 전국적인 국가기본도제작 사업에 적용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기존 수치지도>                           <항공레이저측량>
      <항공레이저 측량 개요>                              <기존 수치지도와 수치표고자료 비교> 

 

Ⅲ. 새로운 시도는 어려움을 넘고 넘어 ...

  항공레이저 측량을 이용한 등고선 제작은 처음으로 적용하는 만큼 그 과정이 조롭지만은 않았다. 항공레이저 측량에 의해 제작된 등고선은 지형의 실제 높이를 그대로 표현하는 정밀성은 뛰어나지만, 데이터의 용량이 기존에 비해 3~4배 이상 증가하였고, 심지어는 100MB 이상이 되어 등고선 모양이 복잡해졌고 국가기본도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지형의 형태를 그대로 표현하면서 등고선의 용량은 최소화하는 필터링 기법을 적용하게 되었다. 새로운 터링 기법은 한국측량학회지에 논문으로 소개되어 신기술의 새로운 공법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높은 산의 경우 구름이나 안개가 자주 끼게 되는데 레이저의 특성상 물을 만나면 물에 흡수되어 측량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2번 이상의 복수 촬영을 통해 해결 하였고, 이후에는 비행기 촬영 전에 지상 날씨 뿐 아니라 산에서의 날씨까지 확인하는 등 작업계획 수립에 있어 보다 치밀해질 수 있었다. 특히 고산 지대의 경우 계획된 비행코스대로 촬영해도 산의 높이 때문에 측량이 되는 않는 부분이 발생하였는데 이런 부분은 비행코스의 중복도를 높여서 촬영하는 등 사업추진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을 항공레이저 측량의 세부 작업매뉴얼에 반영하여 실용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지막으로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추진과정에서 기존 방식에 익숙한 관련업체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를 위해 관련 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하여 신기술 도입에 대해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시켰으며, 관련기술 발표(논문, 학술발표회 등), 홍보(국토지리정보 및 측량협회지 등) 활동, 매뉴얼 마련 등 신기술의 확산 및 제도화 등을 추진하였다


              



Ⅳ. 공무원 아이디어로 5년간 125억 절감 !!!

  항공레이저 측량에 의해 제작된 등고선은 기존 등고선에 비해 45% 이상의 정확도가 향상(기존 2.6m → 1.5m 향상)되었으며, 디지털 방식에 의한 자동 등고선 제작으로 약 30% 이상의 작업시간이 단축되었다. 이는 ‘08년 26.4억 사업비를 14.7억으로 시행하여 약 12억원의 절감 효과를 가져왔으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경우 5년간 약 125억원의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항공레이저 측량의 등고선 적용 아이디어는 국토해양부 예산절감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공무원에게는 예산 성과금으로 1,000만원이 지급되었다.


  또한, 항공레이저 측량을 통해 동시에 구축되는 디지털 영상, 수치표면1), 수치2) 자료의 동시 구축을 통해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기관(‘08년 산림청에 수치표고자료 제공 등)과 공동 활용함으로써 국가 예산의 중복투자방지 및 부가정보 생산에 따른 추가적 비용절감 등의 부수적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항공레이저 측량기술은 등고선 제작 이외에도 도시, 환경, 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목의 성장량 관측 및 산림 구조분석, 하천범람에 의한 침수구역 예상, 수자원 관리를 위한 정밀 수심측량 등 산림‧환경분야 등에 활용성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에도 현실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3차원 도시모델 구축, 자동차의 안전주행 및 자동주행을 위한 정밀 도로측량, 송전선의 이격거리 조사 등에 활용되어 디지털 전자국토 실현에 기여할 것이다.

             


Ⅴ. 변화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개선의지가 열쇠 !!

  그동안 국토지리정보원은 고품질 공간정보의 구축 및 대국민 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목표로 매진하여 왔으며, 위와 같이 항공레이저 측량을 이용한 등고선 제작사업을 추진하여 국가기본도에 성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국가기본도 제작과 저비용‧고효율의 공간정보 구축에 이바지 하였다.


  이러한 정밀 등고선 제작은 기존의 항공사진측량에 의한 방법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진보된 기술로써 수목에 의해 가려진 산악지의 지형을 상세하게 표현하고 정확도와 균질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건설분야 뿐만 아니라 생태지도 및 주제도, 재해 환경 분야, 홍수지도, 도시 모델링 등에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성과는 단순히 레이저 측량기술의 등장과 발전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직원들의 기술적‧사회적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존 제도와 제작방법에 대한 문제점 분석 및 개선의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우리나라 모든 지도의 기본인 국가기본도를 제작하는 국가 지도제작 전문기관으로써 최신 측량 및 지도제작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공간정보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품질 공간정보 구축 및 대국민 서비스 향상,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을 통한 공간정보산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정확도 비교>                                                        <동시에 구축되는 정보>





국토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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