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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은 대단히 짧은 시간동안에 빠르게 팽창하는 고온, 고압의 기체를 만드는 물질을 통칭한다. 좀 더 화학적인 표현을 빌리면, 화학반응에 의해서 분자내의 원자결합이 재배열되면서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방출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화약이 폭발한다는 것은 이 물질이 외부의 자극을 받아 일단 반응이 시작되면 불안정했던 분자내의 결합들이 깨어지면서 좀 더 강력한 결합을 갖는 작은 분자들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화약들 중 가장 강력한 高爆火藥들은 일단 폭발하면 폭발속도는 음속보다 훨씬 빠른 6~9 km/sec, 압력은 50만 기압, 온도는 5,500 ° K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약은 보통 화포나 로켓에 사용되는 推進劑(Propellant), 암석 발파나 군사용 탄두에 사용되는 高爆火藥(High Explosives) 및 자동차 에어백이나 불꽃 등에 사용되는 火工品(Pyrotechnics)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를 통칭해서 화약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에너지물질(Energetic Materials)이라고 부르는 것이 포괄적이고도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화약은 2,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역사가 길고, 따라서 우리 인류문명에 화약처럼 큰 영향을 미친 물질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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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중국의 화약역사
화약과 관련된 문헌들을 종합해 볼 때 화약을 발명한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록들을 살펴보면 화약은 다른 많은 발명품들과 마찬가지로 우연히 발견되고 이를 다루기 위한 기술이 오랜 세월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되어왔다. BC 200년 경 중국에는 연단술(練丹術)이라는 것이 유행했는데, 이것은 금과 은을 불로장생약으로 생각하고 특정한 방법으로 이러한 귀금속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행한 기술이다. 이러한 연단술에 등장하는 물질들 중에 초석(哨石, KNO₃) 등 지금의 흑색화약의 원료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고대 중국의 의학서들에도 화약과 관련된 성분들이 등장하는데, 서기 200년경 화타(華陀)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도 망초(芒硝)가 불로장생약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현재 중요한 화약성분 중의 하나인 Nitroglycerine이 심장의 통증을 줄이는 혈관확장제로 쓰이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서기 5세기경에 발간된 신농본초경집주(神農本草經集註)에도 초석이 탁월한 효능을 갖는 약으로 기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초석을 가열할 때 발생하는 화염의 색깔에 의해 이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판별법까지 소개되어 있어 초석이 화약의 산화제로서 서서히 인식되어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화약조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시행착오는 6세기까지 내려오다가 7세기경에 흑색화약의 주성분인 초석, 유황, 목탄의 혼합물이 강력한 연소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됨으로서 화약을 실용화하는 여건이 성숙되었다. 화약병기가 최초로 문헌상에 나타난 것은 11세기 이후이다. 이렇게 중국에서 처음 발명되어 사용된 黑色火藥은 구라파에 전해져서 14세기부터 그 제조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고, 철포의 발명과 함께 개량이 거듭되어 근대적 화포로 발전되어 후에 서양인들이 동양으로 진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2-2 유럽의 화약역사
위에서 살펴본 대로 흑색화약이 고대 중국의 연단술에 기원을 둔다는 것은 입증된 정설이지만 일부 유럽 사람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흑색화약은 13세기 영국의 수도승인 로저 베이컨(Roger Bacon)이 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 최고 명문인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베이컨은 철학, 수학, 의학 등에 조예가 깊었다고 하는데, 당시 유럽을 오랫동안 풍미하던 연금술(鍊金術)에 과감히 도전해서 현대과학의 기초를 확립하는데 기여한 과학의 선구자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과학이 학문으로 성립하려면 (연금술과 같은) 허구에서 벗어나서 사실 자체를 객관적으로 관찰해서 입증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베이컨은 이 같은 인식에 기초해서 그동안 전설로만 전해오던 ‘그리스의 불(Greek Fire)’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밝혀보기로 하고 연구에 착수하였다.

그는 여러 가지 물질을 배합하고 연소시키는 실험을 통해서 결국은 1249년에 목탄과 황의 혼합물에 초석을 가하면 연소성이 좋아지며, 초석의 함량이 증가하면 폭발적으로 연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Black Powder라는 용어는 이때 만들어졌는데 이는 베이컨이 사용한 목탄가루가 검은색을 띠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의 실험결과를 난해한 방법으로 기록에 남겼는데, 1320년 독일의 슈발츠(Berthold Schwartz)가 이 기록을 해독하여 흑색화약을 만들어서 유럽 전역에 전파하였다.

일부 유럽 사람들이 흑색화약의 시초를 베이컨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중국의 풍부한 사료들의 체계적인 기록들을 고려하면 무리가 있다. 오히려 중국의 화약이 몽고군을 통해서 아랍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었다는 ‘중국화약의 유럽 전파설’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베이컨은 연금술을 부인하고 정량적인 실험을 통해서 얻은 결과를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이렇게 서양인들이 사물을 관찰한 사실들을 정량적으로 기록에 남기는 전통이 르네상스 이후 서양과 동양의 과학기술의 격차를 낳게 한 요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2-3 우리나라의 화약역사
고려 말 최무선(崔茂宣, ? ~ 1395)의 화통도감(火桶都監 )으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화약 역사는 결코 짧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우리나라 과학사의 한 공통점이라고 할까, 화약분야도 과학적 마인드를 가진 최무선이라는 특출한 인재가 떠나가고 나서는 화약분야의 발전이 단절된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화통도감 이전에도 화약을 사용한 기록들이 여러 군데 발견된다. 즉, 고려 순종 9년(1104년)에 여진 정벌을 위해 설치한 11개의 별무반 중 ‘發火’라는 부대가 있었고, 인종 13년(1135년) 묘청의 난(妙淸의 亂)을 평정할 때에 화구(火毬)를 던져서 불살랐다는 기록 등이 있으나 실제로 여기서 사용된 화약의 핵심 원료인 염초(焰硝)를 전량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처지이기 때문에 ‘우리화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진정한 우리나라의 화약은 최무선과 이 알파요 오메가다. 최무선은 고려 말엽 광흥창사(廣興倉使)라는 벼슬을 지낸 최동순(崔東洵)의 아들로 경상도 영주에서 태어났다. 그와 관련된 문헌들을 살펴보면 애국심이 강하고 탐구열이 높은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최무선은 당시 한창 기승을 부리던 왜구(倭寇)들을 무찌르는 데는 화약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 그 제조법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당시 고려에는 이미 화약이나 이를 사용하는 화포가 전래되었으나, 화약을 만드는 핵심 조성인 염초(焰硝)를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 당시 중국은 이의 제법을 엄격하게 비밀에 부쳤기 때문에 고려에 이를 아는 이가 한 사람도 없었다. 이때 최무선은 중국 사람들의 왕래가 많던 예성강 하류의 벽란도라는 무역항에 가서 중국으로부터 오는 사람들 중에 염초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을 수소문하다가 마침 江南에서 온 李元이란 사람을 찾아내어 그를 자기 집으로 데려다가 극진히 대접해 가면서 그 제법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수차례 조정에 건의해서 마침내 1377년 ‘火桶都監’이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국립연구소를 창립해서 소장격인 제조(提調)로 임명되었다.

이렇게 화통도감의 설치가 계기가 되서 화약의 제조, 생산 및 이를 이용한 다양한 화포들이 개발되었는데, 그 예로 大將軍, 二將軍, 三將軍砲 등 총 18종의 화약무기가 개발되었다. 또한 이러한 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전함들이 만들어 지고, 이 무기들을 운용하는 ‘화통방사군’( 放射軍)이라는 특수부대가 창설되기에 이른다. 결국 이러한 최무선의 집념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은 왜구의 격퇴라는 그 당시로는 엄청난 전과를 거둠으로서 그 결실을 맺게 된다.

즉, 1380년 전라남도 진포에 수많은 배를 타고 온(500여 척이라고 함) 왜구들이 노략질을 자행하자 최무선은 징벌군의 부원수(副元帥)가 되어 그가 개발한 화통, 화포들을 사용하여 이들을 궤멸시켰고, 그 3년 후인 1383년에 또다시 남해의 관음포에 나타난 왜구들도 최무선의 국산 최신식 무기에 격퇴되고 말았다. 이 두 사건은 노략질을 거의 생계수단으로 여기던 왜구들에게 충격과 두려움을 안겨주게 되어, 그 이후 왜구들의 침입이 끊어지게 되었다. 당시 왜구들의 행패가 극심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무선의 화통도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려 말에서 조선 건국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정치적인 불안정한 상황은 당시의 정치인들에게 화통도감과 같은 군사적으로 민감한 기관을 불안한 눈으로 보았던 것 같다. 결국 창왕 1년(1388년) 조준이란 사람이 ‘이제 왜구도 물러난 마당에 화통도감과 같은 (위험한) 기관은 필요 없다’는 이유를 들어 혁파를 주장하여 마침내 병기 등을 만드는 군기시(軍器寺)에 배속되어 사실상 해체되고 말았다. 화통도감이 생긴지 11년 만에 철폐됨으로서 나라를 지키는(國防)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화통도감의 철폐이후 쓸쓸하게 말년을 보낸 최무선 선생을 연상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이공계통 경시풍조의 뿌리가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4 근대의 화약사
장구한 세월동안 유일한 화약이었던 흑색화약은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새로운 화약들에 그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e, NG)이다. 이 물질은 1846년 이태리의 화학자 Sobrero가 최초로 만들었는데, 화약으로서의 매력적인 성능에도 불구하고 너무 민감하여 거의 사용되지 못하여 오다가 Nobel 부자(父子)가 유럽 여러 나라에 이의 생산 공장들을 세우고, 이 물질의 민감도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Dynamite를 발명함으로서 화약기술의 일대 도약을 가져왔다. 아들인 앨프레드 노벨은 화학자였다.

그는 그들이 최초로 스웨덴에 세운 공장이 폭발하여 막내 동생까지 잃는 사고에도 굴하지 않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규조토(硅藻土)와 같은 다공성의 물질이 NG를 흡착하면 대단히 안전해 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NaNO3와 같은 산화제를 첨가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1869년 특허를 획득하였다. 후에 노벨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NG와 니트로셀룰로오스(Nitrocellulose)를 혼합한 젤라틴 다이너마이트도 발명하였다.

NG, 다이너마이트 등이 대량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된 데에는 획기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의 발명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그 하나는 1831년 영국의 가죽 거래상인 William Bickford가 개발한 도화선(Safety Fuze)이고, 또 하나는 1865년 노벨이 발명한 뇌관(Blasting Cap)이다. 이 두 가지 장치를 사용하게 됨으로서 비로소 화약을 안전하게 기폭시킬 수 있게 되어 대규모 토목공사나 다량의 지하자원을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 두 장치의 기본 개념은 지금도 거의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화약이 사용된 터널 건설 역사에 가장 중요한 터널 세 개가 꼽히고 있다. 그 첫째는 흑색화약을 사용하여 1857~1871년 사이에 건설된 Mont Cenis 터널인데, 이 터널은 불란서와 이탈리아 사이의 알프스 산을 관통한 13km 길이의 철도 터널이다. 두 번째는 1855~1866년 사이에 건설된 6.4km 길이의 Hoosac 철도 터널로서 이 공사에서 처음으로 흑색화약이 NG로 대체되었다. 세 번째로는 1864~1874년 사이에 건설된 네바다 주의 Sutro 광산 터널로서 이 공사에서 다이너마이트가 NG를 대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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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현재의 화약

다이너마이트가 발명된 이래 산업용 화약의 가장 혁명적인 변화는 1955년 등장한 ANFO(Ammonium Nitrate-Fuel Oil)와 1958년 상품화된 슬러리화약(Slurry Explosive)이다. ANFO는 질산암모늄과 오일을 혼합한 것으로서 질산암모늄이 수분을 흡수하여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을 개선한 것이고, 슬러리화약은 질산암모늄, TNT, 물을 혼합하고 이를 젤라틴화한 화약으로서 현재는 이 두 종류의 화약이 전체 산업용화약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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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화약은 그 시초가 주로 탄환을 추진하는 용도로 흑색화약이 사용되어 왔으나, 표적에서 파편을 생성하도록 고안된 탄두(Warhead)가 출현하면서 좀 더 강력하면서도, 높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고폭화약이 출현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군용화약으로는 1889년 영국군이 사용한 피크린산(Picric Acid)이 최초의 탄두용 화약이다. 현재까지 가장 중요한 군용화약은 1차대전에 등장한 TNT(Trinitrotoluene)이다. TNT는 1902년 독일에서 피크린산을 대체하기 위해서 채택된 이래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군용화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RDX(Cyclotrimethlenetrinitramine)와 HMX(Cyclotetrame -thlenetetranitramine)는 각각 1차대전과 2차대전 때에 등장한 강력한 성능을 갖는 백색 결정의 화약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너무 민감해서 단일 성분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고, Comp. B와 같이 TNT에 섞어서 쓰거나, 고분자물질과 결합시킨 PBX(Plastic Bonded Explosive)로 만들어서 탄두 등에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밖에도 열에 둔감한 HNS(Hexanitrostilbene)와 TATB(Triaminotrinitrobenzene), 좀 더 강력한 PBX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되는 GAP(Glycidyl Azide Polymer), AMMO, BAMO NIMMO 등의 에너지함유 결합제(Energetic Binder) 등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새로운 화약분자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단히 활발하게, 그러나 대부분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화약의 기본 조건은 강력하면서도 외부 자극에 둔감한 이율배반적인 특성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거나 개발이 완료되어 군사용으로 적용단계에 있는 신물질들 중에는 NTO(5-Nitro-1,2,4-triazol-3-one), ADN (Ammonium Dinitramide), TNAZ(1,3,3-Trinitroazetidine), CL-20(Hexanitro-hexa aza-tetracylododecane)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3-2 Pyrotechnics
Pyrotechnics을 굳이 번역한다면 ‘불의 기술’이 될 것이다. 물론 여기서 불이란 화약을 의미한다. 일본사람들이 이를 화공품(火工品)이라고 번역한 것을 우리는 그대로 사용하고는 있으나 그 내용을 함축하는 데는 미흡하다. Pyrotechnics는 화약이 폭발하면서 발생되는 고온, 고압의 기체가 팽창할 때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로서 보통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화약의 개념보다 훨씬 다양하면서도 우리 생활과 첨단과학에 깊숙이 파고들어와 있다.

축제 때에 쏘아 올리는 아름다운 불꽃은 물론, 자동차의 에어백, 조종사의 비상탈출 장치나 건설현장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화약 리벳 공구(Hilti Gun으로 더 잘 알려져 있음), 대형건물을 산뜻하게 발파해체하는데 사용되는 각종 도폭선과 전기뇌관들, 그리고 다단 미사일의 단 분리나 기타 우주에서 일회용으로 이뤄지는 조작에는 각종의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소형의 Pyrotechnics 장치들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인들은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물론 과학발전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이 Pyrotechnics 장치들이다.
 
3-3 미래의 화약
미래의 화약을 찾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째는 앞에서 언급한 PBX의 개량이다. PBX는 고가이지만 안전이 극도로 요구되는 해군에서 가장 선호할 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는 핵탄두의 기폭장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좀 더 강력한 새로운 에너지물질의 합성이다. C, H, N, O 등의 원자들로 이루어지고 -NO2를 주 에너지 발생원으로 갖고 있는 기존의 에너지 분자들에 더 많은 -NO2기를 첨가한다든가 또는 -NO2기를 포함한 고리화합물(Cyclic Compound)과 이 고리들을 중첩시켜서 이 분자가 분해할 때 더 많은 스트레인 에너지가 나오는 물질을 합성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기존 화약들이 에너지원으로서 -NO2기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물질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면 N6, N8, N12, 심지어는 N60과 같은 순수한 질소원자로만 이루어진 질소 클러스터(Nitrogen Cluster) 분자를 찾는 것이다. 이것은 이러한 질소클러스터 분자가 분해되면 가장 강력한 결합력을 갖는 N2로 분해되면서 대단히 큰 에너지가 방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약을 찾기 위해서 현재 많은 계산화학자들이 ‘ab initio 계산’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질소로만 이루어진 분자들의 가능한 구조들을 예측하고 있다. ab initio 계산이란 ‘제일 법칙에 의한 계산’이란 뜻으로 양자역학이론을 사용해서 존재 가능한 분자의 구조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이 새로운 물질은 지금의 화약들보다 2~5배 정도 더 강력하면서도 오직 순수한 질소분자(N2)만을 생성하는 청정 화약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만일 이러한 ‘깨끗한 화약’(Clean Energetics)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확인되고, 실험적으로 합성에 성공하여 실용화까지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2,000여년의 화약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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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은 2,0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우리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화약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파괴와 살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사실은 화약이 인류 문명 발달에 기여한 비중은 어느 다른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우리 생활의 어느 한구석, 어는 한 가지라도 화약없이 만들어진 것은 없다.

우리가 다니는 모든 도로, 모든 터널, 모든 댐 등의 건설공사는 물론 석유, 석탄을 포함한 모든 지하자원은 화약없이는 얻을 수가 없는 물질들이다. 따라서 화약없이는 우리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가 없다. 또한 화약은 나라를 지키는 국방의 핵심이다. 이렇게 중요한 화약은 대단히 다루기가 위험한 물질이다. 또한 화약이 폭발할 때 발생하는 기체의 온도와 압력은 수천 도와 수십만 기압이라는 극한 상태이다.

이러한 특성을 갖는 화약을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첨단의 과학기술이 요구된다. 이러한 화약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600여 년 전 화통도감을 창설한 최무선 선생의 피가 우리한테 흐르는 한 제 2, 제 3의 최무선이 반드시 태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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